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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스피치] 김제동의 말발의 비결은?

작성자: 김묘식

조회: 10340 등록일: 201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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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말발의 비결은 `공감대 형성하기` 요즘은 말 잘하는 사람이 인기다. 유머감각을 겸비한 언변은 성공의 조건이 되기도 하고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데도 큰 힘을 발휘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말솜씨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사람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개그맨 김제동이다. 대학 축제 판에서 마이크 하나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던 그가 오락프로그램의 메인MC로, 또 광고모델로 활약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터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당당히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말 잘하는 사람이다. 김제동을 연구하면 뭔가 말잘하는 비결이 나오지 않을까. 어눌한 말 때문에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떠오를법한 생각일 것이다. 실제로 김제동은 대화법과 대중 앞에서 말하는 법에 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쓴 ‘생명의 강, 생명의 불꽃’(나남출판)이라는 책을 보면 여기에 대한 보다 분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와 각 방면의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묶은 것이다. 박경리, 유홍준, 김영란, 지은희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김제동이다. 정치가와 예술인 사! 이에 개그맨이라니 약간 언밸런스하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주저없이 김제동을 ‘당대의 커뮤니케이터’라 칭한다. 그것이 쟁쟁한 유명인사들 가운데 그로 하여금 한자리를 차지하게 만든 이유다. 그렇다면 김제동을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로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은 김제동과 저자와의 대화 속에서 그 힌트를 던지고 있다. “공감하는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최대 주안점을 묻는 물음에 김제동은 이렇게 답했다. 아무리 달변이라고 해도 듣는 사람이 흥미가 없다면 그것은 공허한 울림이 될 뿐이다. 김제동이 공통의 관심사를 찾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일단은 세상 돌아가는 일을 파악하는 일부터가 중요하다. 매일 5종류의 신문을 받아 본다는 김제동은 허투루 읽지 않기 위해 볼펜으로 밑줄을 쳐가며 신문을 읽는다. 여백엔 자신의 생각을 적어둔다. 이렇게 일기처럼 적어둔 스크랩 북이 무려 10권이 넘는다. 신문과 책은 물론 TV와 라디오, 영화도 빼놓을 수 없는 정보창고이다. 늘 다양한 매체에 눈과 귀를 열어두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 것이 달변으로 가는 밑바탕이다! . 책에서 김제동은 소형 녹음기를 이용해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을 녹음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려면 좀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와의 공감대를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 것. 김제동은 스피치에 앞서 탐색전을 펼친다. “대학축제 사회를 볼 때는 급한 스케줄이 없으면 두 시간 전에 그 학교에 갑니다. 학생들이 운동하는 모습, 벤치에서 책읽는 모습을 살펴보는 거죠. 교훈도 알아놓고 대자보에 붙은 글도 읽어봅니다. 꼼꼼하게 학교 분위기를 파악하는 거죠” 그는 사전에 이정도의 정보만 얻어도 한결 진행이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총학생회장을 무대로 불러내 ‘삭발했네요. 대자보 보니까 등록금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잘될 겁니다. 두상이 참 예쁘네요’라고 말하면 분위기는 금세 살아난다고. 때로는 행사내용에 맞춰 공부(?)를 할 때도 있다. 간호사 모임에 가서는 ‘혈압 오르게 하지 말아요’ 할 것을 ‘BP(blood pressure) 올라가네요’라고 표현하고, 검사들 모임에서는 ‘노래 못하면 영장 실질심사도 없이 구속하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다가서서 살짝 놀래키는 것. 이처? ?관객을 미리 알고 그들과 융화되는 지점을 빨리 발견하는 것이 김제동식 화법의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루트로 확보된 정보를 ‘자기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김제동은 책에서 ‘숙성시켜 내 것으로 만든다’는 표현을 썼다. 아무리 좋은 말도 다른 사람의 말을 앵무새처럼 외우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말로, 자신의 깨달음으로 전해질 수 있을 때까지 그는 언어를 숙성시킨다. “김제동의 말에는 메시지가 있다. 그냥 말장난으로 사람을 웃기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숙명여대 강미은 교수가 자신의 책에서 밝힌 이 문장은 여타의 엔터테이너들과 김제동이 어떻게 다른지를 한마디로 말해준다. 그의 말에는 감동이 있다. 그것은 혀에 모터를 단 듯 술술 풀어나가는 달변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면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화법은 또 무엇일까. 그것에도 과연 요령이 있는 것일까. 김제동은 레크레이션 강사들에게 강의를 할 때면, ‘관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한다. 김제동의 순수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만의 고유한 빛깔은 바로 여기에! 서 시작되는 듯하다. 김제동에게 있어 말 잘하는 법은 사랑하는 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관심사를 파악하고 노래를 연습하거나 최신유머를 외워놓듯이, 내 앞에서 내 목소리를 듣게 될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상의 비결인 것이다. 김제동의 인기가 반짝 인기로 그치지 않고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애정을 가지고 재능에 의지하지 않는 것. 그는 애드리브에 강하지만 준비 없이 방송에 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부단히 생각하고 느끼고 눈물 흘리면서 차곡차곡 말을 쌓아두었다가 아주 간결하게 한 문장으로 뱉어낸다. 혹시 어눌한 언변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김제동식 화법을 연습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을 배꼽 잡게 만드는 데에는 실패할 수 있겠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할 때 떠오르는 은은한 화답의 미소는 분명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TV리포트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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